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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적인 안녕 “이 차가운 암흑계 속에서 지구가 회전을 멈추는 날우리는 만날 것이다.”하재연 7년 만의 새 시집!무한히 증식하는 세계로의 초대 2002년 제1회 문학과사회 신인문학상으로 등단한 하재연의 세번째 시집 『우주적인 안녕』이 문학과지성사에서 출간됐다. 두번째 시집 『세계의 모든 해변처럼』(2012)을 출간한 이래 7년 만의 신작이자, “출판까지 할 때는 어떤 당위가 필요하다”라는 말로 새 시집에 대한 망설임을 표해왔던 시인이 오랜 시간 다듬고, 벼려낸 결과물이다.처음 만났을 때도 마지막에 헤어질 때도 쓸 수 있는 단어 “안녕”. 시인이 건네는 것은 시작의 인사일까, 끝맺음의 인사일까. 끝과 시작을 일렬로 배열해내는 시라면 이 물음에 적절한 답을 구하기는 쉬워 보인다. 하지만 하재연의 시는 우리가 익숙하게 알고.. 2024. 7. 31.
SF 보다―Vol. 3 빛 “이야기를 쓴다는 것은우리에게 아직 도착하지 않은 빛을 향해 손을 뻗는 일이 아닐까”미래의 어두운 심연으로부터우리를 향해 뻗어 오는 빛의 이야기들에서S-F의 세계를 보다! 독자들에게 무한한 자극과 지적 상상력을 제공할 ‘S(story)’를 담은 다채로운 ‘F(frame)’가 되고자 2023년 문학과지성사에서 첫선을 보인 〈SF 보다〉 시리즈가 세번째 테마 ‘빛’으로 찾아왔다. 한국 SF문학에 각별한 관심을 기울여온 문학과지성사는 이 시리즈를 통해 신작 SF 단편을 만나는 즐거움을 제공함과 동시에 활발한 활동을 이어가는 동시대 작가들의 생동감 넘치는 문학적 교류의 현장으로서 한국문학의 스펙트럼을 한층 더 넓혀나가고 있다.단순하면서도 일상적인 하나의 테마가 경계를 넘나드는 작가들의 눈부신 상상력과 만나 무궁.. 2024. 7. 30.
독자 저격 언어는 만방이며 세계는 곧 책이다.세계가 책이 아니라면 우리 역시 존재가 아닐 것이다. […]독자를 저격하는 것은 구원하는 일과는 아무 상관 없다.살리는 것은 영원의 책이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다.책은 독자를 죽이기 위해서만 존재해야 한다.비평가이자 번역가, 서양인문학자로 이름을 알린 조효원(연세대 독문과 교수)의 비평 에세이 『독자 저격』이 출간되었다. 벤야민에 대한 학술적 연구에 주력하면서, 야콥 타우베스, 조르주 아감벤, 칼 슈미트, 베르너 하마허, 대니얼 헬러-로즌 등의 저작을 번역해 국내에 소개하는 등 활발한 연구 및 저술 활동을 해온 조효원의 『독자 저격』은 전작이었던 『다음 책—읽을 수 없는 시간들 사이에서』를 낸 지 꼭 10년 만에 선보이는 신작이다. 2010년대 이후 계간지 『문학과사회』.. 2024. 7. 29.
그 숲에서 당신을 만날까 무정형의 세계로 진입하는 몸-물랑매번 처음처럼 새롭게 열리는 시집으로의 초대 신영배의 네번째 시집 『그 숲에서 당신을 만날까』가 문학과지성사에서 출간됐다. 신영배는 지난 세 권의 시집(『기억이동장치』 『오후 여섯 시에 나는 가장 길어진다』 『물속의 피아노』)을 통해 한국 현대 시사에서 ‘여성적 시 쓰기’ 혹은 ‘여성-몸으로 시 쓰기’가 가질 수 있는 지점들을 꾸준히 그려왔다. 물과 그림자를 경유해 흐르고 유동하는 여성으로서의 타자화된 신체를 포착하며, 환상적이고 기이한 무정형의 시 세계를 선보여온 시인은 이번 시집을 통해 자신의 시 세계 속으로 독자들을 적극 끌어들인다.물-몸, 그림자-몸으로 이어지는 여성적 신체, 그 이질적인 존재에 대한 시인의 고민을 바탕에 두고 이 책에서 시인은 ‘물랑’이라는 (얼핏.. 2024. 7. 28.
18세를 반납합니다 “100년은 산 거 같은데 겨우 열여덟이야.”열일곱도 열아홉도 아닌,어쩌다 열여덟에 끼어버린 아픈 청춘들.야릇한 설렘과 미친 존재감이 폭발하는그들의 이야기가 시작된다!★ 2019 아르코문학창작기금사업 지원 선정작 책 소개 김혜정 작가가 세번째 성장소설로 우리 곁에 돌아왔다. 제목에서부터 ‘도전적인 선언’ 또는 ‘방황의 갈무리’가 느껴지는 『18세를 반납합니다』. 장편 『독립명랑소녀』 이후 8년, 소설집 『영혼박물관』 이후 4년 만이다. 이번 소설집에는 청소년기의 ‘마지막 고비’를 헤쳐 나가는 이야기 여섯 편이 오롯이 담겼다. 『독립명랑소녀』에서의 “불안한 날들의 방황”과 『영혼박물관』에서 호명했던 “가까스로 견디고 있을, 견뎌야 할 어린 영혼들”에 대한 관심은 『18세를 반납합니다』에서도 여전하다. 아니.. 2024. 7. 27.
시작법 “그렇게 쓰지 않으면 모르는 것도 있어요”공간의 가장 안쪽에서집요한 시선으로만 포착되는현실과 환상의 어름약동하는 물음표로 가득한 너른 틈의 설계자차호지 첫 시집 출간 2021년 제21회 문학과사회 신인문학상을 통해 작품 활동을 시작한 차호지의 첫 시집 『시작법』이 문학과지성 시인선 605번으로 출간되었다. 총 4부로 나뉘어 묶인 51편의 시에는 “좁은 공간에서 혹은 한정된 시야로 혹은 제한된 관계 안에서 특정한 장면을 만들어내거나 사유를 확장해나가는”(심사평) 시인만의 개성적인 작법이 뚜렷하게 투영되어 있다.차호지의 시에서 편편이 등장하는 공간은 사면의 벽과 천장과 바닥으로 둘러싸여 있으며, ‘상자’(「설계자」)나 ‘방’(「소음」)과 같은 육면체의 형태는 물론 ‘열차’(「열차」), ‘천변’(「저글링」),.. 2024. 7. 26.